0925 vendredi
live love


계속 자극 받는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스턴에 이어서 수요일에 코피 아난 전 유엔 총장은 컬럼비아 학생들에게 “Your leadership and action will decide the health and happiness of millions of people across the globe. It is a big responsibility.”라고 말하며 하나밖에 없는 지구와 그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논문, 대학원, 장학금때문에 계속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요즘. 스트레스를 받아 저기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이것은 마치 기말고사전 reading week가 끝날때쯤 marginal utility of studying이 줄어들면서 살짝 정신줄을 놓은 그 상태와 비슷하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하고 있는데 친구에게 받은 새로운 노래가 아이팟에서 나온다거나 의외의 장소에서 지인을 만났을 때, 아침 일찍 텅빈 학교 캠퍼스를 가로질러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맞는 가을 바람, 항상 가던 동네에서 새 아지트를 할 만한 카페를 발견했을 때, 트위터에서 알랭드보통이 내 소식을 구독했을 때, 여름에 토플가르쳐 준 동생 점수가 잘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오랜 친구로 부터 연락이 왔을 때. 이런 순간순간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행복을 느끼는 소소한 일들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남에게 의존한 행복감이 아닌 내 스스로 발견하는 행복.

어쩌면 올해 원하는 대학원이 안 되면 연구하다가 내년에 다시 지원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긴장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을 경계하느라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못하면 안되지. 모든 것, 모두에게 관심을 쏟을 수 없으니 그 대상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점점. 내 사람이 되면 실망시키지 않을 사람인지 확신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웃고 지낼 수 있을만큼의 친절함을 베풀고, 적당한 거리를 지킨다. 그리고 나와 함께 반짝일 사람, 사소한 것에서 함께 행복을 느낄 사람에게 그 거리를 좁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