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너에게 보내는 마음/자기앞의 생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 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