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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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화요일에는 시험이었는데 별로 긴장도 안하고 지나갔다. 통계는 많이 어려웠는데 오늘 office hour에 찾아가서 숙제와 같이 assign된 연습문제도 다 풀었었는데도 어려웠다고, 미적분과는 달리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는데 시험은 잘 못 본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curve를 A-, B+를 average로 할 생각이라고 하셨다.

근데 A-, B+는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부모님은 성적 그 자체보다 내가 최선을 다한 것을 더 중요시 하시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한 것이 GPA is the measure to compare people for everything 이라는 것이다.

어제는 컬럼비아에서 Environmental and Sustainable Development Programs Open House를 하여서 다녀왔다. 컬럼비아 학사, 석사, 박사프로그램 중에 환경이나 sustainable development과 관련된 모든 부서가 나와서 테이블 하나씩 잡고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마침 sustainable development phd program dean of admissions가 와있길래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나: 얼마나 많은 학생이 매년 지원하나요?
dean: 한150-180명정도?
나: 그중에 얼마나 뽑죠?
dean: 3-6명 정도
나: wow.. uhmmm... 그러면 합격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dean: gpa
지속가능한 개발을 공부하겠다는데 관심분야에 대한 열정, work experience, work ethics shown through teacher recommendation보다 더 중요한 건 GPA라는 것이다. 전공이 뭐냐고 물어서 경제라고 했더니 벌써 sustainable development공부할 준비 반은 다 됐다고 성적을 잘 받아오랜다. 내가 석사나 일한 경험도 중요하냐고 물어봤더니 학사 끝나고 지원해도 상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프로필을 보면 공부만 잘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http://www.sipa.columbia.edu/academics/degree_programs/phd/profile.html
2004년에 시작된 phd프로그램으로 아직 졸업생도 없는데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걸 보면 sustainable development의 중요성을 조금씩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GPA가 대학원이던 취업이던 제일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것은 틀림없다. 동아시아를 공부하다보면 처음 한나라에서 civil service examination을 도입하여 당나라, 송나라를 거쳐 exam system reformation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암기 실력을 보다가 점점 고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도록 시험을 내는데 그렇게 하면 어떤 해석이 맞는 것이고 누구의 해석을 모범답안으로 할지에 대해 다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 백년 전부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고민해왔고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성적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사실 요즘 공부가 재미있어서 꼭 시험이 아니더라도 기분 좋게 하고 있다. 동아시아, 거시경제, Contemporary Civilization, 생물, 그리고 통계까지. but i know that being content with my studies is not enough. getting good grades in those classes are also important for me to become a vital member of the society I live in. i'm having a hard time reconciling these thoughts.

수요일엔 이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결론을 내진 못했고 주위에 맛있는 아이스 모카를 파는 곳을 찾아서 마시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