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lm 139
너에게 보내는 마음/따스한 치유
나를 아시는 하나님
1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2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3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4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5 주께서 나의 앞뒤를 둘러싸시고 내게 안수하셨나이다
6 이 지식이 내게 너무 기이하니 높아서 내가 능히 미치지 못하나이다

어디에나 계시는 하나님
7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8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9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10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11 내가 혹시 말하기를 흑암이 반드시 나를 덮고 나를 두른 빛은 밤이 되리라 할지라도
12 주에게서는 흑암이 숨기지 못하며 밤이 낮과 같이 비추이나니 주에게는 흑암과 빛이 같음이니이다



대학원 발표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에 있어서 그 피 말리는 기다림, 답답함을 아는 나도 같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시기다. 학부는 우리한테는 당연히 마쳐야 할 과정으로 여겼지만, 대학원은 필수 선택도 아니고, 고등학교때는 다 같이 친구들과 지원했지만 대학원은 그렇지도 않으니까. 4학년때는 박사과정이 어떤건지도 잘 모른채 지원했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 연구하는 교수님, 그 연구를 개도국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연구소, 프로그램 학생들/교수들 분위기, 도시세팅만 고려해 6개의 대학원을 넣었었다.

지원하고 나서 한동안은 하나님이 알아서 좋은 곳으로 보내주세요. 

이렇게만 기도하고 자세하게 간구하지 않다가  rejection letter부터 마구 날라오고, 가고싶다고 생각했던 곳에서의 발표는 자꾸 늦어지고. 이러니까 저절로 하나님 뜻을 구하게 됐다.

그냥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세요가 아니라 하나님한테 시시콜콜하게 내 생각, 감정 다 얘기하면서 나는 어디로 가는게 맞는건지. 대학원 가는게 맞는건지. 내가 바라는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과 맞는 건지.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붙이시지 않아도 하나님이 보내시는 곳에서 하나님 더 만나고 싶다고.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여호와가 해결자시라고. 이렇게 고백이 바뀌고 기도내용이 바뀌게 되는 경험을 했다. 주위는 돌아볼 겨를도 없고, 뭘해도 정신 팔려있는 시기였는데 그래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서는 기간, 힘들지만 또 기대되는 시간.

그렇게 한 주 한 주가 흘러가고, 3월 9일 내 생일날 (우왕 이 시편도 139편이다 히힛 이런거 좋아) 그렇게 가고 싶었던 컬럼비아에서 unofficial e-mail이 왔다. 붙었다고. 교수님 말로는 사실 2월초부터 결정은 됐었는데 행정처리하느라고 발표가 늦어졌다고. 말해주고 싶었던 거 간신히 참으셨다고.

그랬던 거였다. 하나님은 나와 대화하고 싶으셨던 거였고, 하나님 안에서 뜻 구하기를 기다리셨던 거.
마냥 하나님 다 괜찮아요, 이러지 말고 간절하게, 절실하게 붙들리기를.

내가 겪었던 이런 과정이 지금 내 주위 사람들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하셨고,
또 나의 이런 고백이 그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도 신기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공감하게 하실 수 있게 하려고 겪게 하신거였어. 오마이-
지금 기다리는 사람들과 함께 새벽기도하고, 아침큐티하면서 잠잠히 응원해 줄 수 있는 시간, 공간, 마음도 감사하다. 새벽 5시가 넘으면 눈이 떠지게 하신다는. 
이렇게 우리의 약한 마음을 어루만지시는 주님. 계속 감찰해주셔요.

또 지원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박사 1년차들과도 공감할 수 있게 해주신 2010-2011 기간.
진짜 학자가 되고싶으면 석사부터 차근차근, 꾸준히, 담담하게 공부/연구에 대한 치밀한 고민을 해야된다는 걸 깨달았다. 큰 분야만 정하고 뭘 연구하고 싶은지 깊이 고민해보거나 일하면서 궁금한게 생길 틈도 없이 들어와서 1년차때 너무 방황했는데 학부마치고 바로 온 ssong언니도 지금 1년차하고 있는 이들도 같은 힘듬을 털어놓았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닌거같다고 옌언니와 함께 하소연하고 멘붕하고 정신차리는 생활의 반복. 대학원에 와보니 석사를 하거나 일하다보면 더 좋은 기회/대학으로 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됐다. 교수도 아닌 대학원생을 데려가려고 stipend 더 주면서 경쟁까지하는 시츄에이숑. 내가 뭘 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채 졸라대니 우선 주시긴 한 것 같은데. 

진짜 내가 아는게 완전 초큼이구나를 깨닫고 무한 겸손하게 하신 1년차. 내가 deserve하는 것 이상을 허락하셨다. 그시절이 있어서 학자로서의 자질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2년차는 또 무한 감사하게 되고. 동기들 선배들 그리고 나보다 더 경험많은 이번 1년차보면서 무한 배우게 하시려고 한 것 같다. 답이 없는거 같은 아프리카의 빈곤,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문제를 같이 고민하라고. 하나님의 꿈 꾸라고. 



무엇보다도 뉴욕에 있으면서 컬럼비아에 있으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의 향기 전하라고.
우리같은 꼬꼬마들보고 주님은 특별한 소유(시편 135:4 ) 라고 하시는데 진짜 보물같은 사람들을 여기 한국 일본 싱가폴 중국 칠레 브라질 스페인 독일 벨기에 영국 터키 인도 대만 에티 나이지리아 말리 남아공 말라위..  너무 많이 받은 이 보물들. 인복. 선택받을 만한 존재가 아닌데 먼저 우리를 사랑해 선택해주시고, 보물이라고 불러주시니 은혜일 수 밖에.

이쯤에서 다시 보는 the illustrated guide to a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