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너머가을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twenty-eleven 여름에 대해서 한국에서 글을 쓸 까 하다가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여름이 정말 끝나버리는 것 같아서 그대로 떠났고, 뉴욕에 오니 한국에서처럼 그대로 낮에는 따뜻하고 (덥고), 저녁에는 선선해서 걷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날씨더라.

대학원 첫학기 마치고 힘들었지만 드디어 아프리카에 간다는 마음에 신나게 다녀왔던 3주후 뉴욕에 다시 적응하는데 후폭풍이 너무 컸기 때문에 기대반 걱정반이었던 이번 여름 아프리카행은 인내심과 겸손을 배우게 해주신 11주였다. 한국이나 미국에서처럼 생각한대로, 계획한대로 모든 일이 이뤄지지 않고, 여러번 강조하고 말해도 제대로 되지 않고,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나라에 기름이 없다, 단전, 단수)에 처했을 때, 흔들리지 않고 계속 의지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느낌? 의도하지 않은 slow life를 통해 하나씩 배웠으니까 실전(뉴욕,서울)에서도 그대로 할 수 있도록. 알기 위해서는, 돕기 위해서는 더 잘 알고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지. 좀 더 구체적인 비전을 주셔서 너무 고마운 여름. 역시 연초에 받은 말씀대로 주야로 말씀을 묵상해야 하는 것이었어. 아프리카에서 집으로 돌아가니 많은 변화가 일어나 있어서 기도응답에 또 감사할 따름이었고, 뉴욕에 돌아오니 학교 아침 QT모임 매니저를 맡게 되었으니 의도하지 않아도 주야 말씀생활 유지고고!

한국에서는 몸체크투어가 필수. 지난 1년 동안 공부하느라 마음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몸도 힘들었나보다. 오후가 되면 두통이 심해져서 고생했는데,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철분도 부족해서 건강한 피(oxygenated blood)가 뇌까지 닿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한의사선생님이 설명해주셨다. 신경써서 위도 그런거고. 엄마는 큰이모와 나같이 긍정적인 사람들은 아픔에 무뎌져서 내색을 안하니까 이렇게 되는거라면서 보혈을 위한 한약을 지어주셨다. 내가 해드리지는 못할망정ㅠㅠ 그래서 뉴욕에 와서도 완전 잘 챙겨먹고 있음. 오랫동안 해온 요가, 필라테스 덕분인지 신체나이는 오히려 더 적게 나왔는데, 체지방은 좀 줄일 필요가 있다 (여자는 20-25%가 적당하다는데 난 딱 25%). 4학년때처럼 아침 운동 더 자주 해야지~ 눈은 라식한지 1년이 지났지만 계속 1.2R, 1.5L. 우와ㅏㅏ

2년차라는게 아직 실감이 안나는데 수업이 훨씬 재밌는 걸 봐서는 더 나아진 건 맞는 듯. 공부만 하지 말고, 연구도 해야되는데 말이지. 언제나 그랬듯이 수강신청한대로 듣지 않게 되었다. 수업쇼핑하는 건 필수인듯. 기대했던 Industrial Ecology 수업은 안습이었고, 그 대신 Energy Infrastructure Planning 수업을 듣기로 했다. 듣고 싶은 수업이 이래저래 겹치는 바람에 못 듣게 된 것이 많은데, 오히려 시간을 갖고 저널과 책을 많이 읽으면서 연구 토픽을 고민해보라는 뜻인가? 물론 학기 중반이 되면 바빠져서 그럴 여유가 줄어들겠지만.

이제 원래대로 아침형인간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겠다. 시차적응이 너무 이상하게 되고 있음ㅠ 12시에 잠들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