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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라고 완전하게 성인일 수 없고 그저 사람일 때가 있듯이 대통령도 사람이다.

자살이던지 타살이던지 사고였던지 사람이 죽은 것이다.

임기를 마치고 조용히 고향의 발전을 생각하고, 동네 분들과 행복하게 어울려 살던 사람을 왜 그렇게까지 붙잡고 늘어졌어야 되는지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래서 권력은 무섭고, 정치는 발을 딛으면 안되는 곳인가보다. 통장에 몇십만원에 없지만 연희동에 사는 사람은 합법적인 민주주의 선거를 거쳐서 당선된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지만 든든한 정치적 지원과 재정 지원이 있지. 그런 밑받침도 없을 뿐더러 평소 부끄러움을 알던 그 분은 이제 세상에 없다. 나와 같이 <빈곤의 종말>을 읽고 명감을 받았고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해서 겨우 학부생이 나와 토론했던 그 분은 이제 없다. 

그도 사람이었다.
그에게 자살을 권했던 연세대 명예교수 김동길, 전 대통령의 죄에 대한 형량은 사형 뿐이라고 말했던 조갑제는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여길 수 있냐고 묻고 싶다.

수사를 계속 했으면 한다. 유서에도 그렇고 사석에서도 돈 문제는 깨끗했다고 말씀하셨고, 내가 가본 봉하마을 자택에도 사치스러운 장식하나 없이 책으로 온통 가득했다. 

그런분이 유서 일부분에 이렇게 쓰셨다고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삶과 죽음은 하나지만, 그래도 지금 가시지는 말지. 

시간이 흐르면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컬럼비아 교수님들도 이 분을 높게 평가하셨고, 한국 사람들이 왜 그렇게 비난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마도 편파적인 언론 때문이겠지) 반면에 국민의 세금과 정부의 인력을 전 정부 주요인사들을 사법처리 하기 위해 쓴 대통령, 시멘트를 써서 국토 정비를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개발이라고 생각하는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가 이뤄질까.  

아, 별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