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해당되는 글 13건
1003 born again
너에게 보내는 마음/따스한 치유

많은 방황과 고민 끝에 오늘 드디어 세례를 받았다. 예전에 블로그에 오시던 분이 믿음에 대해서 물어봤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이나 이멜 슝슝 semeeyoon@gmail.com
      
       제가 기억나는 제일 어렸을 때 모습은 유치원도 다니기 전 외갓집 식구들과 한 동네에서 자랐던 것입니다. 외할머니를 비롯해 이모들이 모두 불교 신자셨고, 부모님과는 함께 종교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손을 잡고 절에 갔던 것이 기억납니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대신 그분들이 저를 돌보아주셨고 불교 유치원에 다녔습니다. 기자셨던 아버지 덕분에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며 그 후로 다행히도 정기적으로 절에 다니지 않게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3년을 가족과 미국에서 보낸 후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선행학습이 되어 있지 않아 적응하는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엔 제 능력으로 특목고에 입학한 것이라고 자만했지만 금새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그러다가 여학생들이 저녁마다 모이는 기도모임에 나가게 됐습니다. ‘왜 내가 여기에서 공부하게 된 것일까’하고 고민을 하고 있는 시기였는데 우리의 머리카락 갯수까지 알고 계신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저를 위한 계획도 하셨음에 위로 받았습니다. 항상 삶에서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고,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누가복음 12장 말씀을 놓고 기도하자 다니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산골마을에서 학교생활을 하게 된 것 이유를 알게 하셨습니다. 그 곳에서 힘들지만 주님이 주시는 감당할 만큼의 고난을 통해 제 능력의 한계와 죄성을 인정하고 온전히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도록 인도하셨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얽매였던 세상의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성적을 위한 고등학교 생활이 아닌 예수님과 함께 하는 고등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 자신을 위함이 아닌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겠다고 생각하니 주님의 능력 부어주심으로 어디에 있던지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고, 겸손한 마음으로 모두를 대할 수 있었습니다.

          컬럼비아에 수시로 지원할 때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타락하는 미국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공부하며 하나님의 일꾼이 되고 싶다고 기도했습니다. 합격 후 한국 교회와 미국 교회 여러곳을 옮겨 다니며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하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가 학교 필수 과목인 서양철학 수업을 듣는 과정에서 방황도 했지만 그 시간 동안 원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인지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철학 수업을 들으며 제 힘으로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교만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을 붙잡고 살지 않는 동안 질투와 시기로 가득차는 제 모습을 직면하게 됐습니다. 저의 악함을 처절히 본 후에야 예수님 없이는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음을 깨닫고 구원자 주신 주님께 무한한 감사함을 고백했습니다. 이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CMC에 대해서 알게 됐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원을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대학원이 되지 않는다면 뜻하신 곳에 가겠다고 모두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주신 아프리카에 대한 소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이 있는건지 하나님의 큰 뜻을 모두 헤아릴 수 없지만 지속가능한 발전 공부를 컬럼비아에서 계속 하게 하셔서 앞으로 5년은 더 뉴욕에 있게 됐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사람은 사랑하고, 하나님은 사랑하고 의지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겠다고 고백합니다.

 

0214 happy new year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elf @ museum of modern arts

     1월에는 정말 새해같지 않았는데 2월이 되니 새해라는 것이 실감나고 있다. 역시 음력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의식하고 그런 건 아닌데 마지막 학기에 인텐스하게 <뉴욕의 대학생> 삶을 만끽하고 있다. 엘프가 와있을 때 Tim Burton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모마를 비롯해서 첼시의 수많은 갤러리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NBA 경기를 봤다. 그리고 어제는 카네기 홀에서 New York Philharmonic의 공연을 보고 오늘은 블리커에 있는 (le) poisson rouge라는 공연장에서 젊은 음악가들로 이루어진 metropolitan ensemble의 아이티 fundraiser 콘서트에 다녀왔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신경세포들이 자극되는 느낌이라서 신난다. 가끔 뉴욕은 sensory overload일때도 있지만 이런 자극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뉴욕필 공연의 repertoire은 매우 신기했다.
       Wagner's Rienzi Overture은 무난했으나 Magnus Lindberg라는 작곡가의 Clarinet Concerto를 미국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요즘 듣고 있는 클래식 음악과는 다르지만 충분히 명작이라고 느껴질만큼 훌륭했다. Kari Kriiku라는 clarinetist도 정말 최고였다. 어렸을 때 오케스트라에서 플룻을 연주할 때 클라리넷의 range가 얼마 정도인지 몰랐는데 이 연주를 들으면서 상당히 높이 또 낮게 내려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clarinet timbre를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piece. 작곡가도, 연주가도 모두 핀란드 출신.
        그리고 Sibelius Symphony No 2. 시벨리우스 역시 핀란드 사람. 일부러 뉴욕필이 이렇게 한건지 알수는 없음. 아직 음악 수업에서 낭만파를 자세히 다루지 않아서 이론적인 것은 많이 눈치챌 수 없었지만, 하모니가 상당히 아름다웠다. 그래도 낭만파 중 나의 페이보릿은 라흐마니노프. 원래 앙코르 잘 안하는데 오늘은 특별히 해준다며 시벨리우스의 Valse Triste (Sad Waltz)도 해줬음. 학생 티켓($10)으로 간 건데 자리도 너무 좋아서, 나 이렇게 카네기 홀과 사랑에 빠졌다.

       오늘 간 건 공연티켓부터 식사비까지 100% 모두 아이티에 기부되는 fundraiser. 젊은 전문 음악가들로 구성된 앙삼블이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상큼했는데 연주도 너무 잘해서 즐거웠다. 발렌타인 스페셜이라서 노래도 연주가들이 직접 골랐는데 내가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 Vocalise, 드뷔시의 Clair de Lune 뿐만 아니라 contemporary classic 도 들을 수 있었다. 내 또래 되보이는 음악가들도 많았는데 음악에 취해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참 대단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이래저래 자극 되는 날이었다.

       두 공연 모두 아시안, 특히 바이올린에는 한국 사람이 많아서 또 감동받았다. 뭔가 그런 세계적인 무대에 선 다는 것이, 그리고 젊은 음악가들은 시간을 내어 직접 곡을 골라 아이티를 위해 그렇게 아름답게 연주한다는 것이. 나도 내 위치에서 다른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내뿜는 그런 공부/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주말이었다.

       카네기 홀에 또 가고 싶고, 빌리 엘리엇 뮤지컬도 보고 싶다. 5월 초엔 corinne bailey rae가 뉴욕에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예매해 두었다. 아직도 하고 싶은 문화 생활은 너무나도 많다. 다음 주엔 오랜만에 met에 가볼까?

0927
live love

내 방 창문에서 새로 짓고 있는 과학건물이 보이는데 모든 면이 유리로 된 곳이라서 밤에 불을 켜 놓으면 마치 내 눈높이에 위치한 별들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7월에 아시아로 가기 전만 해도 다 지으려면 한참 있어야 될 것 같았는데 지금은 거의 다 된 것 같다. 하지만 우리학년 졸업하고 수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목요일이랑 일요일마다 farmer's market이 서는데 거기서 파는 사과, 아오리는 정말 너무 맛있다. 그리고 베이커리집에서도 오는데 classic spelt biscotti, scone, muffin, pie. 다.맛.있.다. 한 번 들어서면 자제할 수 없기때문에 사과만 사가지고 왔다. 한국에 가져가서 나눠주고 싶은데 다 부서지겠지ㅠ

매일 아침 운동하고 있는데 기분 좋다. 아침 9시에 수업 있는 월, 수는 못하고 있지만 다른 날에는 거의 하고 있다. 기숙사 운동하고 있는 곳에서 센트럴파크가 보이기때문에 마치 공원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필라테스도 하고 싶은데 마땅한 비디오가 없다. 다음 학기에 수업으로 들어야지!

이번 주에 새로 가본 곳은 good enough to eat! upper west side에 있는 건데 항상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가보지 않았던 곳. 게다가 바로 밑에 내가 좀 아끼는 sarabeth's가 있으니까 별로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시도해봐야 될 것 같아서 한 20분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좋았다. 여기는 와플이 맛있는 곳인데 버섯이 들어간 오믈렛도 맛있었다. whole wheat toast 대신 비스킷달라고 했는데 요청도 잘 들어주고, spread도 맛있었음. 게다가 서빙굿. 줄만 안 길면 더 자주 갈텐데. 새라베스 한국 뉴욕 가이드에 좀 나오더니 요즘 사람 너무 많다. 이번 학기에 몇 번이나 가려고 했다가 줄 때문에 다른 곳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정말 그러고 나면 더 자유로워지는 건가. 그것을 인정함으로써 자신감이 더 줄어들지는 않을까? 근데 인정하고 나면 오히려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고, 그런 점을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함으로써 다른 이와의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겠다. 어렵다. 

아, 올해 땡스기빙은 시카고! 겨울엔 샌프란시스코-LA-라스베가스 할 것 같은데 얼른 계획 짜야된다구우우(그러기 전에 statement of purpose나 쓰시죠).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june and new york
live love

        3일 연속 밤마다 비가 와서 뉴욕에도 장마가 있는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해가 나왔다. 오늘 저녁은 뉴욕에서 치뤄지고 있는 world science festival 중에서 what it means to be human: the enigma of altruism이라는 이벤트를 신청했다. 무려 매진된 이벤트. wall-e와 관련된 이벤트부터 과학과 종교, 뉴욕시의 종다양성을 같이 측정하는 bioblitz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더군.

       또 다른 행사는 human rights watch 20th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보고 싶은 것이 많지만 자제했다. 우리가 보기로 한 건 snow & the yes man fix the world. snow는 가족을 잃은 보스니아 사람들이 사는 슬라바노에 일어나는 얘기에 대한 것. Cannes International Critics' Week Grand Prix 2008를 받았다고 한다. the yes man fix the world는 두 남자가 대기업 행사에 몰래 들어가서 카트리나부터 Bhopal에서 있었던 환경 참사 등에 대해 알리는 내용인데 수중발레 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이것도 매진. 인권에 관련된 필름들이라 그런지 우울할 것 같은 내용이 더 많았는데 우울한 것 하나, 재밌는 것 하나. 이렇게 두 개 신청했다.

       그리고 24일은 camera obscura 콘서트. 6월은 24일 gre, 27일 토플시험이라서 많이 자제 한거야. 7월에는 happy hour, doodling in the park (theater, concert, movie, reading, walking), museum-ing, rooftop movie-ing, brooklyn-ing. okay? okie!
 
      한국에 있었다면 오지은 콘서트, 박지윤 콘서트, 프리실라 안이랑 언니네 이발관이랑 fall out boy 나오는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 갔을텐데ㅠ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alexander "sandy" calder at whitney
너에게 보내는 마음
 
2009년도 첫 문화생활 in new york. 1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에 다녀왔다. 
휘트니는 내가 아끼는 edward hopper 작품이 꽤 많이 있는 곳인데, 이번해부터는 다른 여러 미술관과 더불어 컬럼비아 학생에게 입장료를 무료로 해주고 있다. 
휘트니에서는 이달 15일까지 알렉산더 칼더가 파리에 있는 동안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permanent collection에도 칼더 작품이 좀 있었지만 큰 기대는 안했는데 굉장히 많이 갔다 놓아서 좀 놀랬다.
사진을 못 찍게 해서 최대한 그 곳에 있는 동안 눈에 담아두려고 노력했는데, 파리에 있는 동안 서커스에 푹 빠졌었는지 만들어서 움직일 수 있게 한다음에 위에 영상을 직접 찍었다. 공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만든 것도 있었고, 꽤 많은 동물들을 만들었는데 난 코끼리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서커스 테마 외에도 와이어로 만든 초상화가 있었는데 내 것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전시되어 있던 초상화들은 돈 주고 만들어 달라고 한 걸 텐데 막상 받았는데 마음에 안 들면 난감할듯.


portrait of joan miro by alexander calder (1930) in display at whitney

작품을 만들고 있는 칼더의 사진이 한 장 있었는데 꽤 미남이야. 칼더는 공대출신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