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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addis ababa
너에게 보내는 마음/따스한 치유

두 번째로 방문한 에티오피아. 1월에 왔을 때는 날씨가 선선했는데 6월에 오니까 우기라서 매일 오후 한-두시간씩 폭우가 내린다. 적도에 가까운 나라는 더울 거라는 내 생각과는 반대-

저번 겨울 처음 아프리카에 왔을 때 최악을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매일 식사를 할 수 있고, 샤워를 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었다. 한 번 겪고 나니 상황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이번 여름에 다시 오는 것이 걱정반 기대반이라기 보다 답답함70% 기대30%였던 것 같다. 떠나기 이틀 전부터 정말 가는 건가봐-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 열심히 해야지라고 결심했다.

ICN-BKK(방콕)-ADD에 드디어 도착! 짐이 방콕에서 오지 않아서 역시 에티오피아 항공은 실망시키지 않는 군이라고 생각하며 아디스에서 꽤 맛있는 피자를 파는 아일랜드 비치에서 비전케어 식구들, 다른 코이카 협력정형외과의사 최쌤 가족과 kn기업 분들과 점심을 먹었다. 치즈가 별로 없어서 케사디야와 닭날개, 샐러드를 yum yum 맛있게 먹고. 저녁은 한국식당 레인보우에서, 토요일엔 벨기에 식당, 주일엔 순대와 족발. 어제는 떡국. 정말 잘 먹고 있다. 사실 4월부터 채식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해산물을 먹음으로써 반쯤 give in하고 여기서는 아껴놨던 한국 음식들 해주시는데 거절할 수가 없어서 채식 중단.

숙소는 코이카 협력안과의사로 안경보급사업을 통해 알게된 윤쌤 집에서 자고 있다. 여느 개도국이 그렇듯 큰 길이 있고 선생님 집으로 들어오는 길은 비포장길. 게다가 요즘 우기라서 웅덩이가 많아 튼튼한 차는 개발연구/원조/ngo활동에 필수! 여기선 토요타 랜드쿠르저가 짱인데 우리나라 차들도 그렇게 튼튼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저번 겨울에 몇 년 안된 기아차를 타고 에티오피아 지방에 다녀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고장났다는.

비전케어서비스는 안과질환 관련 한국 의료 구호단체로 해비타트 번개건축처럼 케냐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 개도국을 방문해 짧은 캠프 기간동안 주민들에게 백내장 수술을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가진 안과 전문지식/능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베푸는 단체를 만든 김동해 원장 선생님도 존경스럽고, 그 뒤를 따르는 후배 안과의사선생님들과 간호사선생님들, 검안사선생님들, 젊은 고등학생, 대학생 봉사단원들도 멋있다! WHO에 의하면 간단한 수술/치료 가능한 안과 질환 때문에 5초마다 한 명씩 실명하고, 1분에 어린이 한 명이 시력을 잃는다고 한다. 윤쌤과 비전케어 식구들이 본부로 삼고 있는 라스데스타 병원 시설은 정말 열악한데 그나마 vcs와 코이카 후원으로 검진, 수술기기를 마련한거라는.

봉사/개발 활동을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마음가짐인 것 같다. 가르치려 들지 말고, 주어진 상황에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최선책을 찾는 것. 안 그런 봉사자들이 더 많지만 가끔 한국에서처럼 권위적으로 하려고 한다거나 보여주기식 봉사를 한다는 것. 그러면 장기적으로 의료/진료기술을 전하기 위해 와서 현지인들과 관계를 이어나가고 노력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아니라 짐만 되고 가는 봉사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기 중에 도움이 많이 못 되어 매주 gchat으로 미팅할 때마다 죄송했는데 또 현지에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니 예전에 해비타트하러 갔을 때 내 마음가짐은 어땠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여름동안 아디스에서 해야 할 일은 에티오피아 과학기술부 산하 national health research ethics review committee로부터 안경보급사업 approval받고, 다음 학기 시력검사 해줄 학교 미리 연락해 놓기, 시력검사 팀원들이 각자 할일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선생님/각반우등생 미리 연락해서 questionnaire 함께 풀어보고 반 아이들 돕도록 하기, questionnaire 질문 모두 답했는지 확인, epi program으로 data entry). 정부 관련된 일은 어디든 시간이 오래 걸리나보다. 인승받는데 2-3개월 걸린다고 하는데 24일에 말라위 가기 전에 approval 받고, 말라위에 4-5주 있다가, 다시 아디스로 돌아와서 학교 준비할 계획. 

오늘은 저녁에 함사(윤쌤 가정도우미)가 떡볶이 해 놓는다고 했는데 어떤 맛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