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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love/새로움의 나날



드 보통 작가가 내 트위터 subscribe 해줘서 신났었던 것에 이어 김연수 작가와도 me2day에서 친구가 되었다! 후훗. 좋아하는 작가와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선하다. 어렸을 때 동화책을 읽고 나면 주인공이 만나보고 싶었던 것 처럼, 커서 읽은 책들은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작가들 대신 최근에 다른 유명인을 만났다.

지난 수요일에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sustainable development)를 어떻게 가르치고 연구하는지 빌게이츠에게 안내하기 위한 시간이 마련되었다. 우선 학교 faculty와 미팅을 갖고, 제프리 삭스와 개인 면담을 하고, 10명 정도의 학생과의 만남을 갖는 것이었다. post-doc 4명, 박사 4명, 석사 2명, 학사 2명이 초대되었는데 학부생 대표 중 하나로 참석할 수 있었다. 현재 게이츠 재단은 컬럼비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젝트 중 3개를 후원하고 있는데 모두 빈곤 완화와 관련된 것이고, 기후 변화와 관련된 것은 없다. 아무래도 삭스 교수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게이츠가 기후 변화와 관련된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먼저 학생들이 각자 소개를 하고 연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게이츠가 각각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프로젝트의 장점과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해 내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기후 변화의 해결 방법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과학적 배경지식도 풍부한 것 같아서 한 번더 놀라고. 하지만 기후 변화와 빈곤 문제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두 문제가 따로따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과학자들의 예상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가 1,2도 오를테지만 그 때까지 죽는 아이들의 수는 몇 십억명이 될테니까 빈곤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두 문제가 연결되어있다고 배우고, 그것을 배경으로 연구를 하는 학생들은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었고, 삭스도 그 말을 들었을 때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에 대해서 더 토론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바로 이코노미스트지와 인터뷰를 하기로 되어있어서 그는 그렇게 떠났다.

어느 정부보다도 사회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후원하는 게이츠 재단을 이끄는 사람도 그렇게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있다는게 참 답답할 따름이었다. 그래서 대학원 가야겠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졌고. poverty alleviation and environmental conservation을 함께 하는 것. 그것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원을 가는 것인데 내가 생각해도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열심히 궁리하면 길이 보이겠지!

이번 주에 새로 가본 곳은 peacefood cafe.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새로 생긴 vegan cafe인데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요즘 천천히 채식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인 지인들과 만나면 좀 지키기 힘들지만 웬만큼 해내고 있다.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고 있고, 고기도 잘 안먹다가 토요일에 삼겹살을 -_- 내가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육식이 싫은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육류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farm machinery, fertilizer, pesticide)와 multinational food industry의 폐해를 알게 된 후 육류를 먹고 나면 기분이 안좋아져서.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되려면 내공이 더 필요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