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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elt with you
live love
             관광을 위한 여행보다 휴식을 위한 여행을 추구한다. 오래 머무르면서 그 곳 사람들이 생활하는 대로 살아보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서 점차 발견하게 된다.

            도미니카에서 6주 있었던 것 이후로 한 곳에 이렇게 오래 있어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어딜가도 있는 자판기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밀크티를 한없이 마시고 있다. 일본 음식은 참 짜고 달달한 것 같다. 근데 물컵이 너무 작아서 세 번 리필해 마셔도 부족한.  도쿄에 2주있다가 1시간정도 걸리는 쇼난이라는 곳에 와있다. 뉴욕의 햄튼스 (동부 부자들의 별장들이 있는 곳)과 비교할 수 있는 곳이라는데 정말 여기 집들은 너무 예쁘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가고 이틀 연속으로 지진이 일어났다. 심각한 건 아닌데 (나는 지진나고 있는데 깨지도 않았다는) 이런 환경인데 별장마을이라는게 신기할 뿐.

          3주연속으로 기속가능한 개발에 대해서 조사하고, 연구하고, 토론하고 있는데 질리지 않는 걸 보면 내게 맡는 분야가 확실한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제, 환경, 에너지쪽에 관심이 있으니 자연 재해, 종다양성과 경제발전에 관심있는 내가 많이 배우고 있다.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자라서 가치관에도 차이가 있으니 얘기할 수록 더 재밌는 듯.

         컬럼비아 교수님이랑도 더 많이 친해졌다. 2학년때 수업들은 후에도 종종 찾아뵙던 선생님인데 가족과 함께 오셔서 학교라는 환경밖에서 선생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신기할 따름. 친해져도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는 어디에 선을 그어야 되는지 몰랐는데 그냥 이름으로 부르라고 하셔서 감동이었다. 내가 한국에서 교수를 한다고 해도 친한 제자에게 "세미"라고 부르렴. 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모님과 애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가족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 공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편안하게 아사히 맥주를 마시며 9.11에 뭐하고 있었는지부터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트와일라잇, 왜 컬럼비아를 선택했는지 등 별 얘기를 다했다는.

          기대하지 않았던 일본행.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또 오면 못 가본 우에노를 가봐야지. 클럽을 가려면 롯퐁기로. 연인과 산책하려면 오다이바나 요코하마로. 내가 다시 꼭 가고 싶은 곳은 다이칸야마, 시모키타자와, 그리고 지유가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