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love/새로움의 나날

2년만에 경험한 한국의 여름은 감사하고 조금 더 단단해진 내 자신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1. 곁

 

연구가 조금 더디게 되더라도 다급한 아빠의 카톡메시지와 잘 따라주지 않는 몸으로 인해 속상한 엄마의 곁을 지켜야 겠다는 마음으로 탄 한국행 비행기. 함께 기도해준 모든 사람들 덕분에 도착했을때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인 부모님을 공항에서 뒤로한채 돌아올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님ㅠㅠ

 

아직도 내게는 부족한 삶과 사회에 대한 열심을 아빠 엄마의 삶에서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논설 + 리더의 서재에서 + 박사과정 + 매일매일 운동 + 온갖신문 매일 섭렵하시는 아빠. 게다가 이제는 청소, 빨래, 설겆이까지 누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도와주신다. 엄마의 건강쥬스는 아빠 담당! 

 

겨울 사건 이후 운전도 안하시고, 통학버스가 다니는 서울의 한 동네로 이사온 뒤 주로 걷거나 대중교통을 사용하시는 엄마는 5kg 정도 감량하신 상태였다. 몸 상태는 많이 회복되었으나 아직도 마음 한켠엔 헛헛함을 느끼고 계신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엄마 학교에서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점심식사도 하고, 학교 앞 엄마 원룸에서 같이 잠도 자고, 새로 이사온 동네 앞에 있는 시장에서 엄마도 나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나물들로 요리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양념 만들기부터 동아시아 현대사까지. 

 

큰이모가 소개키셔주신 이수역 맑은손 공동체 시력장애 안마사들의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주로 풀어 주시다가 6월 중순부터는 내가 다니던 센트리얼 필라테스도 같이 다니셨는데, 몸이 좋아지시는게 느껴지신다며 좋아하셨다. 유연성 떨어지는 사람들에겐 기구쓰는 필라테스 완전 추천! 응용할 수 있는 포지션도 다양해서 재밌고, 호흡 제대로 하면서 포즈도 제대로 취하면 정말 운동된다. 필라테스 절대 쉽지 않음. 

 

외갓집 식구들과 함께 간 여행, 자매셋의 아이들끼리의 식사, 이모들과의 식사 등에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타인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상대가 어이없는 말을 하더라도 진심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는 큰 이모, 외삼촌과 외숙모. 엄마가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혈압이 오르는 것을 신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작은 이모.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언니들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는 작은 이모. 이분들의 어릴적 얘기를 들으면서 이런 가족을 주셔서 감사하고,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담담뿐만 아니라 사촌오빠들과 또 다른 여동생이라는 큰 가족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번 여름엔 엄마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회에 등록하셨다. 뉴욕에서 내가 다니는 교회와 비슷하게 청담동에 청소년수련관을 빌려서 매주 예배를 드리는 새길교회. 강압적으로 믿도록 하는 것이 아닌 예수님의 사랑과 가르침이 스며들도록 곁을 내주고, 함께 해주는 그런 교회였다. 한국 교회에 대한 답답한 소식을 뉴욕에서 많이 접했었는데, 회개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니 답답한 한국 사회에서 숨을 쉴 수 있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인천공항에서 수속 전에 아빠가 먼저 논설을 토요일에 미리 써놓고 매주일엔 엄마와 예배를 드리시겠다고 말씀해주셔서, 처음으로 안도하며 눈물 조금 몰래 흘리고 떠났던 것 같다. 2년전에 진짜 펑펑펑 울어서 엄마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해드렸었는데...

 

친구들은 바쁜 와중에도 나와 여러번 만나주었다ㅠㅠ 20대후반에 접어든 우리, 아직 불확실 한 것도 많고, 성공의 잣대와 아름다음의 기준이 획일화된 한국 사회에서 건강한 마음과 몸을 갖기란 쉽지 않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친구들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기를 기도하며, 언젠가 한동네 살 그날을 꿈꾼다 히힛 이번에 나눈 우리들의 꿈: 여자농구팀 구단주, 올림픽 승마 대한민국 대표선수, LGBT friendly Seoul, 남성잡지 성컬럼니스트 & 기와로 된 북카페 주인. 

 

daydreamer로 살아내는 하루하루!

 

다음번엔 베트남에서 느낀 존귀함과 꾸준함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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