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을인가요, 겨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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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을인가요, 겨울인가요? ‘철부지(不知)’가 철(계절, 때)을 모르는(不知) 사람을 뜻한다면 제가 딱 그 사람이네요. 거리를 뒹구는 낙엽을 밟으며 마냥 가을인줄 알고 있다가,  대입 수능시험을 맞아 ‘맞다, 겨울이구나!’ 놀랐으니까요. 마침 어제가 절기로 입동(立冬)이었네요.

입동은 말 그대로 겨울에 들어서는 날입니다. 서리 내리는 상강(霜降)과 첫눈 내리는 소설(小雪)의 사이에 있으며, 물이 얼기 시작하므로 겨울 채비를 시작합니다. 원래는 김장도 입동 무렵 담가야 제 맛이라고 합니다.

조상들은 입동이면 혼자 겨울을 준비하기 힘든 이들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우선, 경로잔치 ‘치계미(雉鷄米)’가 있었지요. 한자어 그대로는 ‘꿩+닭+쌀’의 뜻이지요. 원래는 사또 밥상에 오를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가리켰는데 마을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라는 뜻에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또 조상들은 입동에 감을 따면서 추위에 배곯을 까치를 위해 몇 개를 남겨두었습니다. ‘입동 까치밥’이지요. 조상들은 또 벼를 추수한 뒤 논에 떨어진 이삭을 줍지 않았다고 합니다. 입에 풀칠하기 힘든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렇게 나보다 힘든,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는 삶은 건강에 좋습니다. 뇌영상학의 연구결과 뇌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나눌 때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또 나누고 감사하는 사람들이 아람치에 매달려 아등바등한 삶을 사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게 산다는 것도 입증이 되고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조상들은 참 푼푼하고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올 겨울에는 그 건강한 마음을 되새기며, 작은 몫이라도 나누기를 바랍니다.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김남주의 ‘옛 마을을 지나며’>

첫 눈 온 오늘, 구글메일에 도착한 건강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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