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배워야 할 어려운 것들 中
너에게 보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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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눈빛 하나, 걸음걸이 하나가 우주만한 무게로 다가오는 것은

두려운 일일까, 황홀한 일일까? 그 사람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울고 웃고,

그 사람이 좋다고 한 책, 좋다고 한 영화, 좋다고 한 음악은

갑자기 세상에 둘도 없는 걸작으로 위상이 급변하는,

스스로 생각해봐도 줏대를 상실한 반응들..

 

사랑은 그렇게 정체성의 혼돈과 함께온다.

내가 나라는 사실보다 더 절실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마음에 들고 싶다는 생각',

'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라면 이전의 나를 기꺼이 포기할 수 도 있다는 생각',

 

사랑이 위대한 것은 이처럼 (어쩌면 목숨과도 같은) 자기의 정체성을 자진해서 허물어뜨리도록 만드는 유일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나의 취향, 나의 습관, 나의 개성, 나를 보호하고 있던 낡은 틀이 깨지면서

우리는 '살짝' 죽고 다시 태어난다.

사랑때문에, 우리는 인생을 다시 배울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아주 성공적인 경우, 사랑은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paper November 2004 60p. *사랑할 때 배워야 할 어려운 것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