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은 5월인데 요즘 왜 이렇게 가족 얘기가 많이 나오지? 기도 동역자로 붙여주신 언니들이랑 얘기하면 요즘 만난 하나님을 엄마한테 나누고 함께 은혜받은 얘기를 해준다. 나도 지혜롭게 엄마와 나누려고 하지만 one-way 대화여서 전화하다보면 맥이 풀린다. 정말 믿음의 가정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까? 언니들, 그리고 또래 친구들을 보면 배우자 기도를 스무살때부터 한 애는 나밖에 없는 것 같다.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 사랑을 전하는 가족이 되어 기쁜 소식인 복음을 전하는 가족에 대한 소망이 크다보니 절로 구할 수 밖에 없었던 듯. 기도내용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기도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올바른 가정, 좋은 만남을 갖고 싶어서 그런거겠지. 엄마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고 싶다. 언젠가는 응답해주실거라 믿으니까 걱정하지는 않는다 :) :)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라고 하셨으니 (행 16:31).
완전히 공감하지는 않으셔도 기도하면서 느낀 생각을 얘기하면 수긍하고, 신기해하시는 부분들이 있다. 요즘 아빠가 좀 힘든 시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족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고, 기러기 가족으로 지내다보면 일도 많이 생기는데 중학교 때 아빠-담담-나 이렇게 미국에 있을 때 아무 문제도 없었고. 능력 많고 바람피는 것보다 지금 잠시 침체기지만 엄마와 두 딸을 이렇게 사랑하고 아끼는게 좋지 않냐고. 더 행복하지 않냐고. 그건 동의하신듯. 아빠의 믿음이 어떤 상태인건지 궁금한데 친할머니와 고모의 기도가 쌓여서 이렇게 된걸까. (지금이 그 기도가 열매맺는 시기인건가! 믿음과 인내의 연단으로 견뎌내면 아빠에게 맞는 길로 걸음을 인도하실거라 믿는다.) 우리 아빠 엄마는 사실 20대 초반에 1년 만나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 연애 7년 끝에 결혼하신 건데 그 때 아빠가 편지를 보내시지 않았다면, 엄마가 그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나랑 애슐리는 이 세상에 없겠다. 가족 카톡에 두 분이서 지리산에 꽃구경 가실거라면서 담담과 나에게 염장질을 하셨다 @.@
삶 속에서 감사할 것들이 넘넘 많다. 아직 믿는 가정은 아니지만 힘든 시기에도 그래도 서로를 응원하며 으쌰으쌰 하시는 부모님을 주셔서 감사하고, 부모님을 통해 한 사람만 평생 사랑하는게 불가능한게 아니라고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지 않는 time series때문인지 일교차 심한 날씨 때문인지 결국 다시 두통과 함께 감기 컴온 했는데, 그래도 여기서 공부, 연구하고 섬기고 사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덕분에 어제는 고등학교 졸업후 처음으로 (내가 방황하던 시절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는) 귀요미 10기 동생 둘과 교제하며 기도할 수 있었고, 내일은 교회분들과 함께 할렘에서 초등학생들과 복음 전하고 펀펀 타임을 보내러 간다. 이렇게 주위 사람들 케어하면서 하나님 사랑 표현하려고 할 때 조심하게 되는 건 내 의에 빠지는 거. 정말 한순간에 그렇게 되기 쉬운듯.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 ‘성서 스토리텔링’ 대담에 나선 이어령 박사가 최근 소천한 딸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령 박사는 죽음 앞에서만이 생명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며 ‘부재를 반추’했다.
함께 대담을 진행하는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는 대담에 앞서 잠시 이어령 박사의 감회를 먼저 들어보자고 이야기했다. 이 목사는 “보도를 통해 다 아시리라 생각하지만, 이 선생님께서 사랑하는 따님을 먼저 보내셨는데, 몇 년에 걸쳐 따님과 손자를 다 하나님 나라에 보내셨다”며 “옛말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청산에 묻고 자식이 돌아가면 마음 속에 묻는다는데, 선생님께서 믿음으로 잘 받아들이시겠지만 아버지로서 애통함과 상실감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령 박사는 “우선 내 딸로서만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 함께 하나님을 믿는 많은 형제 자매들, 같은 크리스천들이 저보다 많이 애도해 주시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조시도 쓰시고 그렇게 떠났기 때문에 크리스천으로서 슬픔과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데 굉장한 위안이 돼 지금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기독교인으로서 육체를 떠나면, 오히려 죽음이 그 아픔을 치유하고 하나님 곁에 가는 거니 오히려 축복 아니냐 라는 말씀을 크리스천들이 가끔 하시는데 그건 그렇지 않다”며 “죽음은 참 슬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우리는 육체를 죄악을 낳는 것으로 보기 쉽지만, 예수님도 우리와 같은 육신으로 오셨기 때문에 그 분이 가깝게 느껴지고 십자가에 못박히셨을 때 그렇게 슬프면서 우리 대신 속죄하시는 그 사랑의 뜻을 알 수 있는 것”이라며 “크리스천들에게도 육체라는 것이 절대 천한 것이 아니고, 죄적인 그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라는 것, 생명이라는 것, 아파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육신을 가진 생명, 친구와 자식, 부모가 그렇게 소중하니 영생하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라 반문했다. 숨을 거두고 곁을 떠나기보다 아프다고 비명을 지를 수 있는 것, 이 박사는 지금도 딸이 “아빠 아퍼” 라는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도 했다.
이어령 박사는 “솔직한 얘기로 크리스천으로서 딸을 잃으면 하나님 곁으로, 고통을 피해서 갔으니 얼마나 편하겠는가, 축복받았다 하고 울음을 멈춰야 되는데, 저는 믿음이 약해서인지 (딸이) 죽고 나니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죽는 게 복잡할 것이 없다며 휴대전화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제일 가슴 아팠던 일이 휴대폰에 어제까지도 내 딸의 이름이 있고 단축번호에 이름을 써 놓아서 누르면 통화가 됐고 어디서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벨이 울리면 딸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일단 사라지면 천국까지 전화를 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은 채 딸이 휴대전화 번호에 저장되어 있지만 이야기할 수 없는 그것이 죽음”이라며 “아무리 떼를 써도 되지 않는, 이 죽음에서부터 종교는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어령 박사는 “딸이 떠나고 너무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살아있으니 아프다고 얘기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죽으면 아프지도 않고 편안한 것 같지만, 어떤 처절한 죽음도 아픈 생보다 못하다”고 단언했다. 살아서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 숨이 넘어가기 직전의 그 생명이 참으로 찬란하고 위대하다는 것.
이 박사는 “제가 생명자본주의를 이야기하는데, 생명의 신학, 이 생명이 어디서 왔나 그런 걸 생각하면 기독교에서 별의별 말 다 하지만 이번 죽음을 통해 느낀 것은 목숨, 생명, 육체를 가진 생명이 얼마나 황홀하고 찬란하고 사랑의 대상이며 우리에게 소중한 건지…” 라며 “이 순간 살아 숨쉬고 옆에 만질 수 있는 동생과 형, 오빠와 친구…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자랑스럽고 귀중한지 살아있는 사람은 모른다. 그 사람이 떠나봐야…” 라고 말했다.
그는 “별 짓을 다 하고 외쳐도 그 빈 자리는 어떤 걸로도 메꿔지지 않는다”며 “크리스천의 사랑도, 믿음도, 예수님과의 관계도 바로 이런 생명을 통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생명을 통해 믿음도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령 박사는 “같은 기독교를 믿는 형제 자매들이 있다는 것이 죽음 앞에서 최고의 위안이고, 둘째는 육체를 가진 생명을 소중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오늘 이 시각, 한 번밖에 없는 이 순간에 함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볼 수 있는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냥 슬프다고 하면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고 잘 와 닿지 않지만, 제가 휴대전화 얘기를 했을 때 슬픔을 함께 느낄 수 있었지 않았느냐”며 “이러한 관념이 아닌 육신의 움직임,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슬픔 중에서도 가다듬고 존경하는 이 목사님과 여러분들과 함께 만나서, 살아있기에 오늘 이 시간을 갖고 다윗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도 내 딸이 주는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재철 목사는 이에 “우리가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육체를 지니고 있을 때, 사랑해야 될 사람들을 더 깊이 그리고 바르게 사랑해야 할 것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닫게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