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걸은 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목도리 둘둘 말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날씨, earl grey * 페퍼민트모카의 날씨. 긴머리가 나쁘지많은 않게 느껴지는 날씨.
추상표현주의의 대가라고 알려진 드쿠닝 전을 보러 모마에 갔는데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색채와 형상을 새롭게 해석한 시도가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것 같은데. (피카소,마티스 다음으로 20세기 최고 화가라고 칭하는 비평가도 있더라.) 좋으면 좋은거고 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되는거니까. 그래도 따뜻한 색감의 그림이 많아서 찬찬히 보게 된 것 같다. 워낙 대규모 회고전이라서 시기별로 progression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아내 Elaine을 주제로 그리다가 점점 여성을 주제로 그린 <여인> 시리즈는 뭔가 폭발할 것만 같은 느낌. 피카소를 좋아하는데 2년이 걸렸듯이 드쿠닝이 좋아질지는 좀 기다려봐야겠다.
낡은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送舊迎新)할 준비를 하며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새삼 느끼고 있다. 많이 회개하고, 감사하고, 듣고, 얘기하고, 나누고 그 다음에 정리해봐야지. 적는 곳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프라인엔 학교 스케쥴과 약속을 쓰는 몰스킨/기도수첩/연구생각 및 논문정리/노트. (요즘 쓰는) 온라인은 여기/텀블러/트위터/에버노트가 있는데 줄이고 싶어. 생각과 스케쥴을 융합하기 위해 한 사이즈 큰 몰스킨을 샀고, 온라인은 텀블러에 사진과 노래만 올리고 있었는데 글도 쓸까 생각중.
약속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 초 단기 기억력이다. 불필요한건 잘 기억나는데.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꼐 영광을 돌리며, 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이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으니. 로마서 4: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