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이 되고 나서는 1,2학년때보다 문화생활을 하러 다닐 시간적으로 여유가 덜 생긴 것은 별로 아니었으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1학기에는 경제수업을 3개를 들었기 때문에 금융위기에 더불어 아무것도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 공연 소식에 대해서 알아보지 않는 것은 아니었는데 결코 놓칠 수 없는 공연을 classic stage company에서 하는 것이다. Anton Chekhov의 연극 중에 하나인 Uncle Vanya에 내가 많이 아끼는 매기 질렌할과 그의 약혼자이자 같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피터 사스가드까지 같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할인티켓을 살 수 있어서 엔와유에 다니는 성민이와 함께 다녀왔다.
매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Secretary라는 영화였는데, 그 외에도 Donnie Darko, Mona Lisa Smile, Paris Je T'aime 등의 영화에서 눈여겨 봤고, 사람들이 다크나이트에서 케이티홈즈보다 안예쁘다고 해도 나혼자 좋아했다. 게다가 재익이의 누나가 아니인가.
우리는 왼쪽 맨 앞줄이었는데 공연장이 작아서 한 50cm 앞에 놓여진 피아노에 인물들이 자주 않거나, 기대서 얘기를 하여서 손이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매기와 피터를 볼 수 있었다. 복층구조로 되어있는 세트였는데 밑에 앉아있어서 2층은 잘 안보였지만, 소품 하나하나가 신중하게 배치된 느낌이었다. 나이에 맞는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도 좋았지만 주인공인 Uncle Vanya를 연기한 Dennis O'Hare 이라는 아저씨를 새로 발견하는 기회도 됐다.
생각보다 자연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와서 신기했다. 의사이지만 지역에 숲이 점차 없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여 나무를 심으러 하는 피터의 캐릭터 Mikhail Astrov는 내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는데, 모든 남자가 사랑하는 Yelena(매기)와 착하지만 예쁘지 않다는 것에 자책하는 Sofya 역시 Mikhail을 사랑하게 된다. 시간이 나면 script를 읽어보고 싶다. 사실 내가 체홉의 작품 중에 읽어본 것은 Cherry Orchard뿐이다. 러시아문학은 정말 문외한인 나.
사진 검색하다가 맨하탄에 Uncle Vanya Cafe가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On West 54th and 8th avenue! 센트럴파크 갈때나 columbus circle갈때 가봐야지. (저기까지 가긴 힘드니까 어제는 매기가 컬럼비아 다닐 때 단골이었다는 Hungarian Pastry Shop에서 바클라바 먹었는데 맛있었다. yum y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