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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아이퐁일기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1. 베이킹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음. 요건 피넛버터초코칩 쿠키



2. 바다같은 말라위 호수



3.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 한국에서는 한 번도 못 본 하늘 색깔.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면서 문득 말라위에 정들었음을 느꼈다. 보통 사람한테만 느끼는 감정이었는데 이번엔 장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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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malawi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말라위 온 지 벌써 일주일.
저번 겨울에 왔을 때도 에티오피아보다 말라위에 있었던 시간이 더 좋았는데 2학기에 수업하느라 그 때의 기억을 잊고 있었나보다.

너무 좋다. 뉴욕과 서울에서는 일부러 노력해야 가능했던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하거나 요가를 하고, 느긋하게 아침먹고,
말라위 팀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
그러다 보면 저녁시간이 되어서 또 다같이 맛있게 밥해먹고.
여기서 베이킹을 많이 하는데 벌써 고구마파이, yogurt pound cake, zucchini bread를 해먹었다.
어제는 춘천닭갈비와 오렌지치킨샐러드, 감자채볶음! 예이ㅣ 치킨!
밤에는 별도 진짜 많이 보인다. 여기는 북극성이 아니라 십자가별이 있다~

이번 한주는 멤버들이 교체되는 시기라서 인수인계 받느라 정신없고,
차량문제 때문에 조금 골치가 아프지만
그 덕분에 치왐바 지역에 HIV/AIDS voluntary counseling and training(VCT)도 나가고, male circumcision 홍보도 할 수도 있어서 좋은 시간인 것 같다.
게다가 책도 많이 읽고, 다음학기 수업 공부도 좀 미리하고, 프로젝터로 영화도 보고.

지금 프로젝트 말라위가 힘쓰고 있는 부분은 두 가지.
1) 포경수술을 하면 HIV/AIDS 감염이 50% 줄어든다는 논문결과에 따라 사업지역 내 원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무료로 수술기회를 제공하는 것
2) 사업지역 내 산모들을 모두 찾아 정보화하여 산전후관리를 해주고, 영유아 대상 영양 보충 사업.

내가 주력하고 있는 건 모자보건사업과 VCT. 7월 내 이곳에 있을테니 앞으로 천천히 기록해야지~
최근에 나온 진호오빠의 조선일보 기사는 요기에~



0623 two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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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아디스 온지 2주!
에티오피아 언어인 Amharic으로 아디스 아바바는 새로운 꽃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연합의 본부이기도 해서 아프리카의 정치적 수도라고도 여겨진다.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대사관이 많은 도시라고도 하니 정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긴 하다. 거리를 지나가면 온갖 나라의 대사관저를 볼 수 있다. 하지만국인들은 식당에 갔을 때만 보이고, 길거리에서는 거의 안 보인다.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4차원 (고속)도로를 무자비하게 건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도 깜깜한 밤에 그러는 사람들을 보면 좀비같아서 너무 무섭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육교가 있는데 차들이 달려드는 도로를 그렇게 건너다니.. 이래서 공공 규칙 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 어른들이 그러니까 애들도 그러고. 정부처 건물이 있는 곳 외에는 거의 신호등이 없어서 눈치운전을 해야한다. 가로등이 있는 도로도 있고, 없는 곳도 있는데 밝기도 어둡고. 왠만하면 저녁엔 안 다니는게 좋다. 아프리카에서 치한이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저녁에 마음 놓고 돌아다닐 만한 곳은 아니라서. 

대중교통은 미니버스라고 불리는 봉고차들이 다니는데 노선은 정확히 알수가 없고, 버스가 설 때마다 내가 가려는 목적지에 가냐고 물어봐서 타야한다. 주로 비전케어 팀 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가끔 미니버스를 타는데, 아직 잘 파악이 안되서 여기 좀 계셨던 분들과 항상 함께 다닌다. 병원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Island Breeze라는 피자집까지 가는데는 2 birr (140원/ 100birr가 7천원) 정도 든다. 그나마 도시니까 여러 노선이 있는 것 같은데 외곽지역으로 가면 가끔 한 대씩 다니는 것 같다. 

비전케어서비스 분들이 일하고 계신 것을 보면 정말 내가 참 부족한 사람임을 자꾸 깨닫게 된다. 코이카 협력의사 윤쌤, 비전케어에서 오신 권쌤, 코이카 협력간호사 권쌤, 해원협(해외원조단체협의회)통해 오신 검안사 전쌤. 그저 안과치료/수술을 하러 오신게 아니라 현지인 간호사/검안사 training도 하시기 때문에 신경쓸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지인들은 여러번 말해줘도 잊어버리고 (왜 그런걸까...), 오전에만 일하고 오후에는 일 안하려고 하고 (초등학교 방문 했을 때도 애들이 점심먹으러 집에 갔다가 자주 안오던데), 사람들 치료와 관련된 것인데도 자기에게 주어진 일이 아니면 안하려고 한다. 직업 윤리와 사명감

의료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의사만 파견하면 되는 줄 알지만, 치료에 필요한 소모품, 치료기구, 의사선생님을 도와드리는 간호사 선생님들과 진료관리/수리하는 인력이 필요하다. 저번학기에 public health school에서 들었던 systems approach to maternal mortality 수업을 같이 들었던 한 산부의과 선생님은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도와달라고 요청을 받아서 오신 적이 있었는데 병원에 와보니 시설은 마련해놨는데 기구와 소모품이 없어서 수술을 할 수 없었다는 경험을 나누어주셨다. 비전케어도 한국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다 들여오는 상황. 나중에 현지 오피스를 만들고, 한국인력이 빠지고 훈련된 현지인력이 있다고 해도 이런 물품들이 준비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걱정도 된다.

한 가지 생각해낸 방안은 병원내 안경점을 만들어서 수익을 내면 물품 구입에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라스데스타 병원이 정부병원인데 재정적 지원이 매우 제한적이고, 더 줄인다고 해서 이렇게 비전케어에게 의존하는 점이 있다. 세금을 제대로 걷어서 분배하면 이런 문제가 덜하겠지만 세금을 충분히 걷을만큼 이 나라 사람들이 사는 것이 아니니 외부 도움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삭스 교수님을 poverty trap이라고 부르신다 (solow-swan model of growth로 설명). 최소한의 자본(threshold level of capital)이 있어야지 빈곤의 덫을 탈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렇더라도 자립적으로 해결하게 해야 한다는 경제학자들도 있지만 현지에 와서 상황을 보면 그 말을 할 수 있을지.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현지에 대한 깊은 고려없이도 이론적인 연구와 정책 입안은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조교수님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생각난다.

Modern high-tech warfare is designed to remove physical contact: dropping bombs from 50,000 feet ensures that one does not "feel" what one does. Modern economic management is similar: from one's luxury hotel, one can callously impose policies about which one would think twice if one knew the people whose lives one was destroying.

Joseph Stiglitz _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