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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spring
유기농 쎄미나

이번주는 다음학기 시간표를 신청하는 기간.

또 분노의 클릭질의 시간이 돌아왔다.

월요일은 4학년, 화요일은 3학년, 수요일은 2학년, 목요일은 1학년의 차례.

통계시간, 노트를 필기하는 척 하면서 5자리로 된 call number를 넣었다.

사실 수업을 직접 가보기 전에는 어떤 걸 듣게 될지 몰라서 되는대로 많이 신청해 놓는다.

Contemporary Civilization : 1학기에 이어서 계속 들어야 하는 코어 수업.
Environmental Biology : 2학기에는 organism, ecosystem단위로 수업을 다루는가보다. 드디어! 근데 이번엔 lab도 있다. 흠.
Intermediate Microeconomics
Science of Sustainable Development
Art Humanities : Core
Econometrics : Econ major core, econ + statistics

앞에 4개는 확실히 들을 수업이다.
Art Hum은 원하던 교수와 시간이 안되서 다른 section 으로 해놓긴 했는데 수업 가보고 마음이 안들면 Econometrics를 들을 생각.

Science of Sustainable Development는 올해 새로 생긴 수업으로 sustainable development concentration을 위해서 만들어진 수업이다. 한학기 동안 earth systems, climate, water resource, energy, biological systems and world agriculture, and public health에 관해서 각각 분야의 교수님으로부터 몇주동안 집중해서 배우는 것이다. 내가 원하던 수업이라서 너무 기대가 된다.

다음학기에 또 배울 수 있는 수업은 Challenges of Sustainable Development.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해준 Jefferey Sachs교수가 가르치는 수업인데 Science of Sustainable Development와 같은 시간이라서 신청하지 않았다. 두 수업의 시간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중이라고 해서 그렇게 되면 한꺼번에 두개를 다 들을 생각이다. 두개 다 들을 경우 Art Hum and Econometrics는 여름에 듣고. 꼭 스케쥴이 잘 바뀌어서 두개 다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Sustainable Development 공부에 너무 너무 관심이 많아서 얼른 배우고 싶다. (어제 sustainable development ph d student panel 다녀온 후 더 심해졌다. 이것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나중에 써야지.)


화요일
live love

#1 황당 그 자체

금요일(11월2일)부터 오늘(11월6일)까지 fall break이었는데 내일 원더풀한 intermediate macro 시험이 있어주시는 관계로 오늘은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질문이 있어 항상 찾아가는 Madhura TA에게 갔다.

거시 경제는 거의 매주 숙제를 내는데 두번째로 낸 숙제를 점수는 받았지만 수업이 끝나고 숙제를 찾으려고 보니 없어서 속상해 하고 있었다. TA가 너의 아름다운 점수;;를 보고 감동받아서 가져갔나보다고 gradebook에 점수가 기록이 되어 있으니 괜찮다고 말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Madhura에게 질문을 하려던 참에 어떤 south east asian 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와서 자기가 숙제를 낸 것이 확실하다면서 내가 낸 숙제에 이름만 바꾸어서 Madhura에게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이게 네 숙제가 확실하냐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대답했다. 내가 어이가 없어서 TA에게 전에 냈었던 내 숙제를 보여주면서 이건 내 글씨체이고 안그래도 숙제가 없어져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이런일이 다있냐고 말했다. TA도 내가 숙제를 못 찾은 것을 알고 있었던 상태였고 head TA와 상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부끄러웠는지 금방 도망갔다.

academic integrity를 중요시 한다는 미국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방으로 돌아오는 길이 솔직히 무서웠다. 노력하나도 안하고 내 숙제를 자신이 한 숙제인 것처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사실을 말한 것에 대해서 복수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봤어;).

전체 학점의 20%인 숙제. 10개의 숙제가 있으니 하나가 총 점수의 2점이다. 그게 그렇게 중요했으면 직접 숙제를 했어야지. 비싼 학비 내면서 공부하겠다고 왔으면 제대로 해야 되는 거 아닌가.

#2 내일은 UN Screening

경제 시험이 내일이라서 시간이 느리게 갔으면 좋겠지만 또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요즘 인턴하는 Priority Films (2007/09/26 - [moment] - 수요일) 의 영화 Holly가 내일 UN에서 처음으로 상영된다. UN Secretary General 즉 반기문 총장의 penthouse에서 열리는 screening으로 힐러리 클린턴, 수잔 서랜든, Diane Von Furstenberg 등이 오기로 되어있다. 하루종일 서있어야 될 거라는데 그래도 이런 기회가 아무때나 오는게 아니니까! 기대된다구 :)




수요일
liv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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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화요일에는 시험이었는데 별로 긴장도 안하고 지나갔다. 통계는 많이 어려웠는데 오늘 office hour에 찾아가서 숙제와 같이 assign된 연습문제도 다 풀었었는데도 어려웠다고, 미적분과는 달리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는데 시험은 잘 못 본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curve를 A-, B+를 average로 할 생각이라고 하셨다.

근데 A-, B+는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부모님은 성적 그 자체보다 내가 최선을 다한 것을 더 중요시 하시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한 것이 GPA is the measure to compare people for everything 이라는 것이다.

어제는 컬럼비아에서 Environmental and Sustainable Development Programs Open House를 하여서 다녀왔다. 컬럼비아 학사, 석사, 박사프로그램 중에 환경이나 sustainable development과 관련된 모든 부서가 나와서 테이블 하나씩 잡고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마침 sustainable development phd program dean of admissions가 와있길래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나: 얼마나 많은 학생이 매년 지원하나요?
dean: 한150-180명정도?
나: 그중에 얼마나 뽑죠?
dean: 3-6명 정도
나: wow.. uhmmm... 그러면 합격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dean: gpa
지속가능한 개발을 공부하겠다는데 관심분야에 대한 열정, work experience, work ethics shown through teacher recommendation보다 더 중요한 건 GPA라는 것이다. 전공이 뭐냐고 물어서 경제라고 했더니 벌써 sustainable development공부할 준비 반은 다 됐다고 성적을 잘 받아오랜다. 내가 석사나 일한 경험도 중요하냐고 물어봤더니 학사 끝나고 지원해도 상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프로필을 보면 공부만 잘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http://www.sipa.columbia.edu/academics/degree_programs/phd/profile.html
2004년에 시작된 phd프로그램으로 아직 졸업생도 없는데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걸 보면 sustainable development의 중요성을 조금씩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GPA가 대학원이던 취업이던 제일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것은 틀림없다. 동아시아를 공부하다보면 처음 한나라에서 civil service examination을 도입하여 당나라, 송나라를 거쳐 exam system reformation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암기 실력을 보다가 점점 고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도록 시험을 내는데 그렇게 하면 어떤 해석이 맞는 것이고 누구의 해석을 모범답안으로 할지에 대해 다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 백년 전부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고민해왔고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성적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사실 요즘 공부가 재미있어서 꼭 시험이 아니더라도 기분 좋게 하고 있다. 동아시아, 거시경제, Contemporary Civilization, 생물, 그리고 통계까지. but i know that being content with my studies is not enough. getting good grades in those classes are also important for me to become a vital member of the society I live in. i'm having a hard time reconciling these thoughts.

수요일엔 이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결론을 내진 못했고 주위에 맛있는 아이스 모카를 파는 곳을 찾아서 마시러 갔다.  
every child needs a family
너에게 보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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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member hearing that family stands for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금요일
live love
10월병.

중간고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은 시험과도 함께 온다는 걸 더운 날씨에 망각하고 있었나보다.
매일 우유를 조금 섞은 원두커피를 들이키고 공부했고 어제는 환경생물학 시험을 하나 보았다.
올해 10월은 작년과는 다른 느낌이다.
첫 번째 주말에는 캐나다에서 예쁜 친구가 놀러왔었고,
두 번째 주말에는 오빠가,
세 번째 주말에는 비너스님이 와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이 무슨 날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메모의 중요성을 더 느끼고 있다.
책은 내려놓고 아직도 가볼 곳이 너무 많은 이 도시를 더 탐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금요일이니 하루 정도는 그래도 될까?

그러나 사실 어제 중간고사의 시작을 끊은 것이다.
월요일에는 통계가, 화요일에는 Intro to Major Topics: East Asia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아 그리고,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매주마다 있는 거시경제와 통계 숙제가 있다.
읽을 것도, 집중해야 할 것도 많은 이 시점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이 눈에 띤다.
제프리 쇼가 말하지 않았던가.
"내 생각에 우리 인간은 각각의 연령단계에 있어서 자아를 재발견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물이 필요하다. 예술이 필요하다."
그래. 하루종일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올해 10월병을 위한 처방약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방문이 아니라 책으로 대신해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