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나와 ETS의 인연은 끝난 줄 알았는데, 대학원이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사실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에 안 가고 싶다가도,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해서 4학년 1학기에 지원을 하지 않더라도 시험은 미리 봐놓기로 했다. 토플과 달리 GRE는 유효기간이 5년이니까. SAT보다 조금 더 어려운 단어들을 머리속에 넣고 있는데 vernal이라는 단어가 봄과 관련된 뜻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지만, 또 제일 잔인한 계절인 봄. 뉴욕은 아직 봄이다. washington square park 공사 끝나고, 분수틀기 시작해서 좀 많이 신났다.
어제 사진수업 첫 날이었는데 재밌었다. 화려한 DSLR 가져온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내 Single Lens Reflex 카메라도 좋다. 2달 동안 이뤄지는 이 수업 내내 빛 조절을 익히기 위해 흑백필름만 사용한다고 하니 신기한 경험일 것 같다. 다들 왜 SLR 카메라 다루는 걸 배우는지 얘기했는데, 내년 남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남편이랑 같이 가기 때문에 역동적인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DSLR 작동법을 익히고 싶다는 메간과 남편과 1년동안 세계일주를 할 거라서 문화/풍경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크루티는 모든 사람이 부러워했다. 역시 뉴욕엔 부자가 많아. 난 로모카메라 가지고 재미있게 찍었는데 결과물이 더 잘 나오도록 하고 싶어서 배우는 거라는 소박한 이유를 나누었다. 인물, 문화, 풍경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고. 다 배우고 나면 카메라 욕심이 더 생길 것 같은데, 무소유는 가능하지 않은 것인가.
도쿄, 서울행 비행기표 샀다. 도쿄는 7월 24일, 서울은 8월 14일 오후 7시반 도착. 일본은 한 번도 가본적 없는데 많이 궁금하지는 않다. 14일에 떠나는데 8월 15일에 일본은 뭐하나. 우리는 광복절 행사하지만, 걔네는 신사가서 "훌륭한 장군"들에게 참배하나. 빨리 한국가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있는 곳은 한국인데, 내가 알지도 못하는 개도국 사람들에 대한 공부/연구/돕겠다고 인턴하고, 연구하고, GRE 공부하고 있으니 뭔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고. 빨리 돈 벌어서 나의 헌책방사업을 빨리 시작하는게 좋을까. 요즘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 때문에, 한국 진짜 답이 없다고, 답답하다고, 별로라고 하기도 하지만, 멀리서 방관자가 되버리는 것 같아서 돌아가서 활발한 사회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별 생각을 다한다.
우선, 1년있다 보자. 여기까지 왔으니.
information diffusion is beneficial for economic growth but the lack of freedom of press or opinions could contribute to information asymmetry
deterioration of democracy and yet economic growth
which should prevail? should democracy be satisfied if doing so will lead to economic growth?
how much growth are we hoping for? especially when human desires are illimitable?
what should our values be centered upon?
what kind of qualities do we want in a leader? and how come almost no korean politician seem to embrace some values? and if any has some values that he or she makes his or her decisions upon, why is he or she unknown to the public?
신부라고 완전하게 성인일 수 없고 그저 사람일 때가 있듯이 대통령도 사람이다.
자살이던지 타살이던지 사고였던지 사람이 죽은 것이다.
그도 사람이었다.
그에게 자살을 권했던 연세대 명예교수 김동길, 전 대통령의 죄에 대한 형량은 사형 뿐이라고 말했던 조갑제는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여길 수 있냐고 묻고 싶다.
수사를 계속 했으면 한다. 유서에도 그렇고 사석에서도 돈 문제는 깨끗했다고 말씀하셨고, 내가 가본 봉하마을 자택에도 사치스러운 장식하나 없이 책으로 온통 가득했다.
그런분이 유서 일부분에 이렇게 쓰셨다고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삶과 죽음은 하나지만, 그래도 지금 가시지는 말지.
시간이 흐르면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컬럼비아 교수님들도 이 분을 높게 평가하셨고, 한국 사람들이 왜 그렇게 비난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마도 편파적인 언론 때문이겠지) 반면에 국민의 세금과 정부의 인력을 전 정부 주요인사들을 사법처리 하기 위해 쓴 대통령, 시멘트를 써서 국토 정비를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개발이라고 생각하는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가 이뤄질까.
아, 별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