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love/새로움의 나날'에 해당되는 글 59건
august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한국에서 6월과 7월의 여름을 보내고 8월의 여름은 뉴욕에서 맞았다

8월 5일부터 9월 1일까지 경제 phd를 위한 수학캠프때문에 미리 와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수업을 한다는데 어떤 분위기일지 이젠 좀 궁금하네

오기 전까지만 해도 엄청난 부담감과 아쉬움으로 가득했는데 막상 뉴욕에 오고나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이 시작될 것 같다

엘리베이터 없는 6층 아파트에 학부 1학년 방 사이즈와 비슷한 내 방에 빛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

좋은 것에 집중해야지!

 
merci pour les longues amitiés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_summer, o-nine. seoul. canon ae-1p.

thank you for the warm sunshine on april 11th as I struggled with writing my thesis.

학교 주위에 심어두신 기가 막힌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수 있었던 4월 12일도 고맙습니다

벌써 9년째 알게된 분댕-토론토 미동이의 존재에 4월 13일에 특별히 고맙습니다 :)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된 것과 논문을 온전히 제출할 수 있었던 것도 말이죠.

special thanks for april 14th and bringing mandy onto this planet twenty-three years ago.
thank you for the cherry blossoms and callery pear trees in new york as well!


merci pour le 10 avril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감사 일기를 써야겠다고 요즘 생각하고 있었는데 뷔너스의 thank you에 대한 얘기를 보니까 감사하는 것에 대해 기록을 하면 어떤지 경험해보고 싶다.

thank you for helping me realize the fragility of a human body and my state of mind.
not being able to walk freely or run around in this gorgeous weather disheartens me but it was my doing.


0214 happy new year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elf @ museum of modern arts

     1월에는 정말 새해같지 않았는데 2월이 되니 새해라는 것이 실감나고 있다. 역시 음력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의식하고 그런 건 아닌데 마지막 학기에 인텐스하게 <뉴욕의 대학생> 삶을 만끽하고 있다. 엘프가 와있을 때 Tim Burton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모마를 비롯해서 첼시의 수많은 갤러리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NBA 경기를 봤다. 그리고 어제는 카네기 홀에서 New York Philharmonic의 공연을 보고 오늘은 블리커에 있는 (le) poisson rouge라는 공연장에서 젊은 음악가들로 이루어진 metropolitan ensemble의 아이티 fundraiser 콘서트에 다녀왔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신경세포들이 자극되는 느낌이라서 신난다. 가끔 뉴욕은 sensory overload일때도 있지만 이런 자극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뉴욕필 공연의 repertoire은 매우 신기했다.
       Wagner's Rienzi Overture은 무난했으나 Magnus Lindberg라는 작곡가의 Clarinet Concerto를 미국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요즘 듣고 있는 클래식 음악과는 다르지만 충분히 명작이라고 느껴질만큼 훌륭했다. Kari Kriiku라는 clarinetist도 정말 최고였다. 어렸을 때 오케스트라에서 플룻을 연주할 때 클라리넷의 range가 얼마 정도인지 몰랐는데 이 연주를 들으면서 상당히 높이 또 낮게 내려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clarinet timbre를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piece. 작곡가도, 연주가도 모두 핀란드 출신.
        그리고 Sibelius Symphony No 2. 시벨리우스 역시 핀란드 사람. 일부러 뉴욕필이 이렇게 한건지 알수는 없음. 아직 음악 수업에서 낭만파를 자세히 다루지 않아서 이론적인 것은 많이 눈치챌 수 없었지만, 하모니가 상당히 아름다웠다. 그래도 낭만파 중 나의 페이보릿은 라흐마니노프. 원래 앙코르 잘 안하는데 오늘은 특별히 해준다며 시벨리우스의 Valse Triste (Sad Waltz)도 해줬음. 학생 티켓($10)으로 간 건데 자리도 너무 좋아서, 나 이렇게 카네기 홀과 사랑에 빠졌다.

       오늘 간 건 공연티켓부터 식사비까지 100% 모두 아이티에 기부되는 fundraiser. 젊은 전문 음악가들로 구성된 앙삼블이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상큼했는데 연주도 너무 잘해서 즐거웠다. 발렌타인 스페셜이라서 노래도 연주가들이 직접 골랐는데 내가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 Vocalise, 드뷔시의 Clair de Lune 뿐만 아니라 contemporary classic 도 들을 수 있었다. 내 또래 되보이는 음악가들도 많았는데 음악에 취해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참 대단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이래저래 자극 되는 날이었다.

       두 공연 모두 아시안, 특히 바이올린에는 한국 사람이 많아서 또 감동받았다. 뭔가 그런 세계적인 무대에 선 다는 것이, 그리고 젊은 음악가들은 시간을 내어 직접 곡을 골라 아이티를 위해 그렇게 아름답게 연주한다는 것이. 나도 내 위치에서 다른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내뿜는 그런 공부/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주말이었다.

       카네기 홀에 또 가고 싶고, 빌리 엘리엇 뮤지컬도 보고 싶다. 5월 초엔 corinne bailey rae가 뉴욕에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예매해 두었다. 아직도 하고 싶은 문화 생활은 너무나도 많다. 다음 주엔 오랜만에 met에 가볼까?

1115
live love/새로움의 나날



드 보통 작가가 내 트위터 subscribe 해줘서 신났었던 것에 이어 김연수 작가와도 me2day에서 친구가 되었다! 후훗. 좋아하는 작가와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선하다. 어렸을 때 동화책을 읽고 나면 주인공이 만나보고 싶었던 것 처럼, 커서 읽은 책들은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작가들 대신 최근에 다른 유명인을 만났다.

지난 수요일에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sustainable development)를 어떻게 가르치고 연구하는지 빌게이츠에게 안내하기 위한 시간이 마련되었다. 우선 학교 faculty와 미팅을 갖고, 제프리 삭스와 개인 면담을 하고, 10명 정도의 학생과의 만남을 갖는 것이었다. post-doc 4명, 박사 4명, 석사 2명, 학사 2명이 초대되었는데 학부생 대표 중 하나로 참석할 수 있었다. 현재 게이츠 재단은 컬럼비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젝트 중 3개를 후원하고 있는데 모두 빈곤 완화와 관련된 것이고, 기후 변화와 관련된 것은 없다. 아무래도 삭스 교수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게이츠가 기후 변화와 관련된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먼저 학생들이 각자 소개를 하고 연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게이츠가 각각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프로젝트의 장점과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해 내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기후 변화의 해결 방법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과학적 배경지식도 풍부한 것 같아서 한 번더 놀라고. 하지만 기후 변화와 빈곤 문제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두 문제가 따로따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과학자들의 예상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가 1,2도 오를테지만 그 때까지 죽는 아이들의 수는 몇 십억명이 될테니까 빈곤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두 문제가 연결되어있다고 배우고, 그것을 배경으로 연구를 하는 학생들은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었고, 삭스도 그 말을 들었을 때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에 대해서 더 토론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바로 이코노미스트지와 인터뷰를 하기로 되어있어서 그는 그렇게 떠났다.

어느 정부보다도 사회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후원하는 게이츠 재단을 이끄는 사람도 그렇게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있다는게 참 답답할 따름이었다. 그래서 대학원 가야겠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졌고. poverty alleviation and environmental conservation을 함께 하는 것. 그것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원을 가는 것인데 내가 생각해도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열심히 궁리하면 길이 보이겠지!

이번 주에 새로 가본 곳은 peacefood cafe.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새로 생긴 vegan cafe인데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요즘 천천히 채식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인 지인들과 만나면 좀 지키기 힘들지만 웬만큼 해내고 있다.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고 있고, 고기도 잘 안먹다가 토요일에 삼겹살을 -_- 내가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육식이 싫은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육류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farm machinery, fertilizer, pesticide)와 multinational food industry의 폐해를 알게 된 후 육류를 먹고 나면 기분이 안좋아져서.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되려면 내공이 더 필요할 듯!